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비자 돌연 취소된 한국인 교수, 수업 중단하고 귀국

텍사스주 휴스턴대학교의 한국인 교수가 갑작스러운 체류 비자 취소로 학교를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유학생 비자 취소 사례가 급증하는 것과 맞물려 레딧 등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FOX 26, 휴스턴 크로니클 등 지역 매체들은 휴스턴대학교 전형선(사진) 조교수(수학과)가 비자 취소로 인해 한국으로 귀국한다고 지난 15일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 13일 학교 이메일을 통해 학생들에게 직접 알렸다.   전 교수는 이메일에서 “최근 학자들이 비자 취소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는데, 나 역시 비자가 취소돼 한국으로 돌아가 신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강의를 계속할 수 없게 돼 미안하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이번 학기에 ‘과학 통계(Statistics for Sciences)’ 수업을 맡고 있었다.   일단 휴스턴대학교 측은 언론 보도 등으로 논란이 커지자 “과거에 (전 교수가) 박사 과정을 밟았던 학교에서 발급받은 학생 비자가 돌연 종료되었기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다만, 비자 취소의 구체적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 교수는 지난 2022년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통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휴스턴대학교에 교수로 합류했다.   전 교수의 경력을 비추어 봤을 때, 그는 박사 과정을 마친 이후 유학생에게 제공되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프로그램을 통해 근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민법 변호사들의 분석이다. 특히 전 교수와 같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는 최대 3년까지 OPT 연장이 가능하다.  전 교수가 지난 2022년부터 OPT를 시작했다면, 잔여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돌연 비자가 취소됐다는 점은 의문을 낳고 있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전 교수의 학생 비자 입국 허가서(I-20) 취소가 그의 OPT 종료의 직접적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I-20은 유학생의 학업 목적 체류를 증명하는 핵심 서류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발급하고 있다.   천관우 이민법 변호사는 “I-20에 명시된 학생 신분 조건을 준수하지 않았거나 서류 내용에 반하는 행동을 했을 경우, 정부는 I-20을 종료시킬 수 있다”며 “범죄를 저질렀거나, 또는 경미한 범죄라도 공공안전에 위협을 가한 경우가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 유학생 비자 취소가 12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교육전문매체 인사이어하이어에드(IHE)에 따르면 취소되거나 변경된 학생비자는 약 1200건(15일 기준)으로 약 180개 대학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해 대학가 시위에 참여한 학생 300여명의 학생비자가 취소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준 기자한국인 교수 한국인 교수 휴스턴대학교 수학과 휴스턴대 교수

2025-04-16

[열린광장] 고 클라라 박 교수님을 그리며

느지막한 점심을 먹고 소파에 걸터앉으며 카톡을 열었다. 여느 때와 같이 캘스테이트 노스리지대학(CSUN) 교사 자격증 클래스에서 함께 공부했던 캐런 선생님이 보낸 내용을 열었다. 난데없이 대학 은사인 클라라 박 교수님의 얼굴이 나타났다. 교수님의 부고 소식이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뇌출혈이란다. 옛날 생각이 몰려오면서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내 가슴을 받치고 있는 기둥 하나가 무너지듯 내려앉았다.     2002년 CSUN을 찾은 나는 한국어 교사 자격증 과정을 위한 입학 절차를 마치고 그곳에서 박 교수님을 처음 만났다. 그때만 해도 한국인 교수를 만나기 힘들었을 때라서 오랜만에 친정어머니를 만나듯이 반가웠다.   박 교수님은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받으려는 학생들을 정성으로 지도하셨다. 이중언어 교육 프로그램의 예비 한국어 교사인 내가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시기도 했다. 심지어 한국어만큼 영어도 잘 구사해야 한다며 여름 방학에는 강도 높은 영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주셨다. 미국 땅에서 당당한 한국어 교사가 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한국어 교사 과정을 끝내자 교수님은 한국어 교사 자격증만으로는 중고등학교에서 일하기 힘들다면서 수학 교사 자격증 수업을 들으라고 권하셨다. 나는 또다시 수학 교사가 되기 위한 긴 여행을 시작했다. 무사히 과정을 마치고 LA 동부에 있는 공립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원 당시 교수님은 추천서도 직접 써 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박 교수님은 많은 한국어 교사 배출에 초석이 되셨던 것 같다.     제자를 향한 박 교수님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어떻게, 무엇을 통해 한국어를 가르치는지 자주 이메일로 물으시고 본인은 연구자로서의 길을 걸으셨다. 교수님이 주신 수많은 격려와 따뜻한 사랑의 이메일이 지금도 내 우편함에서 나를 깨운다.     나는 이민 후 쉰 살이 넘어 박 교수님 덕분에 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13년의 교직 생활을 끝내고 지난 2019년 6월 은퇴했다.     박 교수님은 33세에 미국 땅을 밟고 USC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CSUN에서 30년 동안 교육학 교수로 재직하셨다. 교수님은 교육학 분야에서 지칠 줄 모르는 학자의 길을 걸으셨다.   교수님이 생각나는 해에는 성탄절 선물을 정성스레 포장하여 대학으로 부치곤 했다. 선물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데 고맙게 잘 받았다고 이메일로 일일이 답을 주셨다. 선한 표정으로 차근차근, 그리고 조용히 말씀하시던 교수님의 온화한 모습이 무척 그립다.     돌아가시기 전에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책감과 후회가 남지만 되돌릴 수 없다. 교수님의 흔적을 뇌리에 깊이 뿌리내려 나도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자가 되고 싶다.     나는 눈을 감고 조용히 말해 본다.  “45세에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을 때의 소원이 실컷 자는 것이라고 하셨지요? 하나님  품 안에서 마음껏 주무세요.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교수님!”  이현인열린광장 클라라 교수 한국어 교사 한국인 교수 교수님 덕분

2023-02-19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